퇴근길 지하철에서 또다시 콧구멍 안쪽이 시큰하더니 붉은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휴지를 챙겨 막아도 몇 분 동안 멈추지 않는 피를 보며 문득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면으로 마주해야겠다 생각했죠.
비슷한 경험이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건조해서”, “혈압 땜에”처럼 원인은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날 밤 전문 자료를 찾아보고, 이비인후과 진료까지 받으며 얻은 정보와 몸소 겪은 후기를 정리했습니다.
1 | 해부학적으로 얇은 키셀바흐 영역
우리 코속 가장 앞쪽 점막에는 키셀바흐 (Kiesselbach) 라고 불리는 모세혈관 망이 얇게 얽혀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2024) 자료에 따르면 외부 접촉이나 온도 변화 따라 터져 나오는 전방 출혈이 전체 비출혈의 약 85%를 차지한다고 하네요. 따라서 가벼운 손톱 자극, 재채기만으로도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2 | 환경 요인―건조·미세먼지·온습도 격차
실내 습도가 40% 아래로 떨어지면 점막이 쉽게 갈라집니다. 한국기상산업협회가 서울·부산·대구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겨울철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은 응답자 43%가 한 달 내 코피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미세먼지 주의보 기간에는 상피세포 손상이 평균 22% 증가했다는 국립환경과학원 동물연구도 있습니다. 필터 교체주기와 실내 환기에 신경 쓰지 않으면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로 쉽게 이어집니다.
3 | 생리적 문제―고혈압·호르몬 변동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을 넘나드는 사람은 비점막 혈관압이 높아져 파열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대한고혈압학회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 진단 후 3년 이내 코피 발생률은 정상군의 2.1배였습니다. 또 임신 2분기·월경 전후처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이 급변할 때도 모세혈관이 확장돼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산부인과 문헌들은 설명합니다.
4 | 약물·영양소 불균형
아스피린·와파린·클로피도그렐 같은 항응고제나 스테로이드 분무제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거나 점막을 얇게 만들어 출혈 빈도를 높입니다. 반대로 비타민 K·C 섭취가 부족하면 혈관 탄력이 뚝 떨어집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를 근거로 삼은 국내 소아청소년과 연구(2022)는 철분과 비타민 C를 6주간 보충했을 때 반복적 비출혈이 36% 감소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즉, 균형 잡힌 영양도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를 줄이는 핵심 전략이죠.
5 |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 10분 직접 압박해도 멎지 않는다면
- 한 달 내 3회 이상 출혈이 반복된다면
- 출혈량이 많아 어지럼·심계항진이 동반될 때
- 코와 함께 잇몸·피부 곳곳에서도 피가 나는 경우
이비인후과에선 비내시경으로 혈관 확인 후 질산은 소작·전기응고·지혈패드 삽입 등을 시행합니다. 필요시 혈압·혈액응고계 검사로 전신 질환을 동시에 점검하죠.
개인 경험담―습관 교정만으로 달라진 한 달
저는 가열식 가습기를 침대 옆에 두고 밤새 40~50% 습도를 유지했습니다. 또한 커피 두 잔을 한 잔으로 줄이고, 시금치·브로콜리·키위를 주 3회 먹으며 비타민 K·C 섭취량을 늘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작업 중엔 30분마다 창문을 열어 먼지를 환기했죠. 그 결과 4주 동안 코피는 단 한 차례도 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주치의가 된 기분이었어요.
실천 체크리스트
1️⃣ 실내 습도 40% 유지하기
2️⃣ 주당 150분 이내 유산소 운동 + 나트륨 1,500mg 미만 식단으로 혈압 관리
3️⃣ 종합비타민·녹황색채소 섭취로 혈관 강화
4️⃣ 항응고제 복용 중이라면 출혈 양상 일지 작성
5️⃣ 10분 지혈 불가 시 지체 없이 전문가 진료
맺음말
사소해 보이는 콧방울의 피 방울이 때론 만성질환의 시그널일 수 있습니다. 오늘 공유한 다섯 가지 핵심을 생활에 녹여 보고, 이상이 지속된다면 주저 없이 의료진을 찾으세요. 우리 몸은 항상 소곤소곤 신호를 보내고 있으니까요.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대응한다면, 불안은 반으로, 건강은 두 배로 늘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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