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중심을 못 잡고 쓰러질 뻔했던 기억 있으신가요?
저도 몇 달 전, 아침에 일어났다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은 적이 있었는데, 병원에서는 ‘양성돌발성체위현훈(BPPV)’, 즉 이석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날 이후 저처럼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겪는 분들을 위해 이석증 자가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실제로 적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글을 준비했어요.
이석증이란 무엇인가요?
이석증은 내이(內耳)의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이석(耳石)'이 제자리를 이탈해 semicircular canal(반고리관)으로 들어가 생기는 어지럼증입니다.
우리 몸의 회전 감각을 담당하는 반고리관에 이석이 들어가면, 머리 움직임에 따라 과도한 신호가 뇌에 전달되어 심한 회전성 현훈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국민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3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4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석증의 대표적인 증상
침대에서 일어날 때 세상이 도는 느낌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러움 유발
눈이 떨리는 듯한 안진 현상
구역질, 구토, 속 메스꺼움 동반
한쪽 귀에서 느껴지는 압박감 또는 청력 저하
위 증상들은 주로 자세 변화(앉기, 눕기, 옆으로 돌기)에 의해 유발되며, 몇 초~수 분 내에 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기에 초기 관리가 중요해요.
집에서 실천 가능한 운동들
병원에서 가장 많이 권장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바로 **이석 재위치 운동(Epley maneuver)**입니다. 이 운동은 이탈한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기 위한 방식으로, 증상이 가벼운 경우 집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어요.
1. 에플리(Epley) 운동법
- 소요 시간: 약 5분
- 준비물: 침대나 소파, 타이머
단계별 설명
- 머리를 45도 오른쪽으로 돌린 상태에서 침대에 누움
- 머리를 고정한 채 30초 유지 (어지럼증이 심해도 버티기)
- 머리를 왼쪽으로 90도 돌림 (총 45도 좌측) → 30초 유지
- 몸통도 왼쪽으로 돌려 옆으로 누운 자세 → 30초 유지
- 천천히 일어나서 1분간 앉은 자세 유지
👉 좌측 귀 증상일 경우 방향을 반대로 바꿔 진행
운동 후 30분~1시간 정도는 누워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브란트-다로프 운동
만성 이석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하루 3세트(한쪽 기준 5회 반복) 정도가 적당합니다.
방법 요약
- 의자에 앉아 있다가
- 머리를 45도 오른쪽으로 돌린 채 왼쪽으로 누움 → 30초
- 다시 앉은 자세로 돌아온 뒤 30초 휴식
- 반대 방향 반복
이 운동은 자극이 약해 노인이나 평형감각이 민감한 분에게도 부담이 적어요.
자가치료 전, 병원 진단이 꼭 필요한 이유
이석증과 유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매우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뇌혈관 질환 등이 있으며, 뇌졸중 초기 증상과 혼동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 어지럼증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 언어장애, 팔다리 마비, 시야 이상이 동반될 때
- 심한 두통이나 구토, 혼수 증상이 나타날 경우
- 자가운동 후 증상이 악화될 때
한 대학병원 신경과 자료에 따르면, 이석증 환자 중 약 15%는 실제로 다른 중추신경계 질환이 동반된 경우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자가운동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
저는 일주일 간격으로 반복되는 회전성 어지럼증을 겪으며 병원에서 이석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약물과 함께 병원에서 처음 에플리 운동을 배운 후 집에서 3일간 반복했는데, 놀랍게도 1주일 만에 증상이 80% 이상 개선되었습니다.
단, 운동 직후 어지러움이 살짝 심해질 수 있으니 반드시 벽을 잡거나 누워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금은 예방 차원에서 아침 스트레칭처럼 하루 1회 가볍게 실천하고 있고, 덕분에 반복적인 현훈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석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 잠잘 때 고개를 높게 유지하거나 머리를 높여주기
- 급격한 머리 회전이나 고개 돌리는 행동 자제
- 스트레스 관리와 수면 패턴 안정화
- 카페인, 염분, 알코올 섭취 줄이기
- 충분한 수분 섭취와 가벼운 유산소 운동
서울의료원 이비인후과에서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재발률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어지럼증, 그냥 넘기지 마세요
이석증 자가치료법은 간단하지만 정확하게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증상이 처음 나타났다면 병원에서 원인을 정확히 진단받고, 이후 자가운동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상에서 조금만 신경 써도 다시 편안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걸 저도 직접 경험했기에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면,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꼭 활용해 보세요. 회전하는 세상이 다시 멈출 수 있습니다.
댓글